어제 친한 사람들과 함께 보드를 타고 왔습니다.
찬 공기를 거슬러 눈 덮힌 산으로 향했습니다. 가벼운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마음으로 부츠를 조이고 데크에 발을 올리니 떨리는 심정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.
넘어지는 기회
첫 슬로프에 발을 딛는 순간, 걱정했던대로 넘어지고 넘어졌습니다. 하지만 넘어지는 것도 계획한 일이었습니다.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선 몇번이고 땅과 인사해야하니까요. 어느 순간에 느낀건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빨리 익히기 위해선 넘어져야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. 턴하지 못하고 가던대로 내려가는게 가는게 아니라 한번 넘어지고 다시 시작하는게 더 짧은 구간에서 많은 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. 넘어진다는건 일어나기 위한 선행 작업이더라구요.
두려웠던 마음이 뒤덮히는 순간
내려가는 길은 새하얀 도화지입니다. 우리도 그 안에 점 하나가 되기 위해서 올라간다는 생각이 들 무렵에 도화지에 선을 그리기 위해서 내려갑니다. 붓을 들어서 찍기 전에 고민하는 것처럼 처음엔 멈칫하지만, 보드를 밀며 내려가면 멈출 수 없었습니다.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뜨거운 입김이 산위로 퍼져나가면 두려움이 짜릿함에게 자리를 내줍니다.
여러 갈래 길
여러 갈래길을 고르는 것도 큰 도전입니다. 그리고 그 여러갈래길을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게 보딩의 매력입니다.
많은 스포츠들이 길이나 목표가 정해져있습니다. 축구, 농구는 골을 넣고 막는 것, 야구는 공을 치고 던지고 잡는 것, 마라톤은 정해진 길로 달려가는 것이지만. 반해서 보드는 펭귄으로도 갈 수 있고, 호크로도 갈 수 있고, 파노라마, 호크 여러 갈래 길을 가볼 수 있습니다. 여러 갈래 길중에서 내가 가보고 싶은 길을 골라서 가는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. 그리고 또 금방 다른 길을 가볼 수 있구요. 그 과정에서 우린 아무 고민도 안합니다. 그냥 가보는 것이죠.
보딩이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는데 보딩은 정말 좋아하는 스포츠가 될 것 같습니다. 살면서 그렇게 마음껏 넘어져볼일이 어디있을까 싶기도 합니다.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건 정말 즐겁고 감사한 일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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